불 붙은 ‘당일배송’ 전쟁…롯데온 VS 쿠팡 누가 웃을까

  • 뉴시스
  • 입력 2020년 5월 1일 0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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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온, 2시간 안에 점포에서 바로배송
쿠팡, 출근하며 주문하면 퇴근 때 배송

롯데쇼핑이 지난달 말 유통 계열사 통합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ON을 출범하며 본격적으로 온라인 쇼핑 시장 장악에 나섰다. “적자 내는 사업은 안 한다”며 선두주자인 쿠팡을 의식하는 발언을 했는데, 쿠팡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자사의 강점인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모양세다.

오프라인 유통공룡인 롯데까지 온라인 사업에 사활을 걸면서 이커머스 업계는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했다. 롯데가 막강한 자금력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커머스 채널의 성공 여부는 배송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롯데는 전국에 촘촘하게 깔려 있는 오프라인 점포를 물류거점으로 삼아 주문하면 두 시간 안에 상품을 배송하는 바로배송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초기 비용이 많이 드는 물류센터보다는 기존의 롯데마트 등을 풀필먼트 스토어로 활용한다. 현재까지는 서울 중계점과 수원 광교점에서만 바로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조영제 롯데e커머스사업본부 대표는 지난달 말 열린 전략발표회에서 “쿠팡이 가장 많이 쓰는 비용이 물류비용”이라며 “이를 최소화시킴으로써 이익구조를 개선시킬 수 있다. 롯데의 강점을 활용하겠다는 것은 경쟁사보다 비용을 적게 쓰고도 잘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행법상 의무휴업일엔 온라인 주문 상품의 배송도 할 수 없다는 점은 큰 단점이다. 의무휴업일에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자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가시적 성과는 없다.

롯데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자 쿠팡은 배송 서비스 강화로 맞대응했다. 이제는 새벽배송에 이어 당일배송까지 하기로 한 것이다. 오전 10시 이전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당일 오후 6시까지 배송해 주는 ‘로켓프레시 당일배송’ 서비스다. 출근길에 모바일로 먹거리를 주문하면 퇴근 무렵 받아볼 수 있다.

이 서비스가 가능한 것은 물류 인프라 덕이다. 쿠팡은 축구장 14개에 달하는 냉동, 냉장 전용 물류 인프라를 구축해 제품을 보관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로켓배송센터는 전국 168개다. 구축된 배송망을 기반으로 전국 단위 신선식품 새벽배송, 당일배송을 할 수 있다. 로켓배송센터에서 10분 배송거리 내에 사는 ‘로켓배송 생활권’ 소비자는 3400만명 수준이다.

업계에선 국내 유통업체 중 가장 덩치가 큰 롯데가 오랫동안 유통업을 영위하며 쌓은 노하우를 이커머스 채널에 어떻게 적용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가장 무서운 것은 자본력, 그 반대는 이커머스와 맞지 않는 보수적인 기업 DNA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시장 참가자들이 롯데를 두려워 하는 부분은 대대적인 물류 투자나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외형성장을 하겠다고 나오는 경우인데 현재까지는 그럴 계획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며 “11월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이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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