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도 PB 바람…유통업계, ‘초저가 와인·PB맥주’로 도전장
주류도 PB 바람…유통업계, ‘초저가 와인·PB맥주’로 도전장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0.08.27 01: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세법 개정으로 진입 장벽 낮아지고 OEM 생산 가능…스마트 오더도 한몫
GS25 ‘경복궁’ 등 수제맥주 10종 확대 추진
대형 마트 1만 원 이하 초저가 와인 돌풍
편의점은 1인 가구용 저가 와인으로 재미

코로나19 여파로 홈술, 혼술 등이 유행하고 주세법 개정안에 따라 온라인 및 모바일 앱을 통한 주류 스마트 오더 등 주류의 언택트 주문도 부분적으로 허용되면서 와인과 수제맥주가 소비자와 보다 더 가까워졌다. 이러한 가운데 유통업계는 자체 브랜드(PB·Private Brand)로 와인, 수제맥주 제품들을 선보이며 국내 주류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아직 수제맥주와 와인 시장이 주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진 않지만 연초부터 시작된 주류 소비시장 및 제도의 변화로 이들의 대중화가 태동 중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한 유통업체의 올 상반기 전체 주류 매출에서 와인은 약 20% 미만이며, 약 25%를 차지하는 국내 맥주 매출에서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6~7%에 불과하다.

주세법 개정으로 진입장벽인 가격이 낮아진 데다 OEM 생산까지 할 수 있게 되면서 수제맥주 시대가 열린다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유통업계는 유명 수제맥주 브루어리와 손잡고 자체브랜드 수제맥주 제작에 공을 들이고 있다.

BGF리테일의 CU는 최근 수제맥주 제조업체 세븐브로이, 소맥분 제조사 대한제분과 손잡고 ‘곰표 밀맥주’를 선보였다. 패키지 디자인은 대한제분의 곰표 밀가루 디자인을 차용하고, 맥주 제조는 세븐브로이, 판매는 CU가 맡는 방식이다.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도 지역 랜드마크를 활용해 브랜딩한 PB 수제맥주를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광화문·제주백록담·경복궁·성산일출봉에 이어 지난 4월에는 다섯 번째 수제맥주 남산을 출시했다. 남산은 수제맥주 제조업체 카브루와 협업해 만든 두 번째 제품(경복궁)이기도 하다. GS25는 향후 PB 수제맥주 라인업을 총 10종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와인은 주류 스마트 오더 적용이 배출한 최대 수혜 품목으로 꼽힌다. 비교적 고급 주류로 어렵게 인식되던 와인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은 대형마트 및 편의점의 스마트오더 서비스 제공으로 상세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이점과 함께 온라인으로 주문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맞물린 결과다.

또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대량 구매를 통해 질 좋은 와인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으면서 요리용으로 인식되던 기존 1만원 이하의 초저가 와인도 마실만하다는 인식을 심어주며 와인 시장의 저변을 확대됐다. 최근엔 5000원도 안 되는 금액대의 초저가 와인이 출시되며 사람들이 와인을 한결 더 편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대량 수입, 유통으로 기존에는 1만원대에 속했을 와인을 절반도 되지 않는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게 되자 와인 시장에 새로 유입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1월~6월까지의 6000원 이하 초저가 와인 매출은 2019년 대비 216.4% 가량 신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초저가 와인을 구매한 고객을 분석한 결과 '와인을 구매하지 않았던 고객' 비율이 50%로, 초저가 와인이 와인시장의 저변을 확대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마트에서도 전체 와인 매출이 25%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며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이에 롯데마트는 초저가 와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4000원 와인의 벽을 허문 3000원대 와인 ‘레알 푸엔테 드라이 레드·세미 스위트(3900원)’ 2종을 출시했다. 이마트는 작년 8월 초저가로 선보인 와인 ‘도스코파스’로 최근 200만병 누적 판매량을 돌파하며 8900원의 ‘초저가 프리미엄급’을 강조한 와인 ‘도스코파스 리제르바’를 출시했다.

편의점 업계에서도 와인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졌다. 와인 매출은 CU,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모든 편의점에서 공통으로 20% 이상 상승했다. 그 중에서도 이마트24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와인 매출이 216.7%, CU는 51.2%, 세븐일레븐은 60% 증가했다고 한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오는 10월 PB와인 브랜드 ‘mmm!’ 관련 상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다. 브랜드명인 ‘mmm!’은 와인 한 모금을 음미할 때 자연스럽게 터져나오는 탄성을 문자로 형상화했다. 다만 구체적인 상품 라인업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BGF리테일은 차별화 전략의 일환으로 해외 와인 산지에서 직접 공수해 온 다양한 와인들을 저렴하게 소개할 계획하며 중저가 라인에서 시작해 프리미엄 라인까지 점진적으로 상품 수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편의점 이마트24는 지난달 가성비를 앞세운 시그니처 와인 '꼬모'를 선보였다. 꼬모는 1만원대 이하 가격에 프랑스와 아르헨티나 등 다양한 해외 산지 와인들을 선보여 '와인 대중화'를 이끈다는 콘셉트로 만들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옛날에는 와인 하면 비싼 술이라는 고정관념이 많아 진입장벽이 높았는데 초저가 와인의 출시 이후 와인에 대한 인식이 변하면서 취미생활로 즐기는 사람들도 늘어날 만큼 시장이 커졌다”면서 “마트에서 대용량 초초저가 상품에 주력하고 있는 것과 달리 편의점은 1인 가구를 겨냥해 혼자 마시기 위한 미니 와인을 선보이는 등 와인 대중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