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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맥족 사라지자 홈술족…2.5단계에 편의점은 웃었다

신미진 기자

입력 : 
2020-09-09 15:2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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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문 닫자 심야 시간대 주류 매출 40%↑
태풍에 재택근무로 배달 건수도 80%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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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CU 매장에서 고객이 즉석조리 식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 제공 = BGF]
편의점이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에 특수를 누렸다. 한강변 편의점 운영이 제한되고 파라솔 취식 금지로 사라진 '편맥족' 자리를 '홈술족'이 메웠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도입한 배달 서비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9일 증권사 실적 컨센서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BGF리테일 매출은 1조64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GS리테일도 1.3% 늘어난 2조3889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영업이익은 2~3% 가량 감소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 휴가철과 야외활동이 증가하는 3분기는 편의점 대목으로 꼽힌다. 그러나 올해는 긴 장마와 태풍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매출이 크게 꺾일 것으로 편의점은 내다봤다. 여기에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달 말부터 편의점 내부와 외부 파라솔 취식을 금지하고 전날부터 여의도·뚝섬·반포한강공원 출입을 통제하면서 '편맥족'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워 보였다.

반전은 홈술족으로부터 나왔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음식점 영업이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되자 집에서 한끼 식사를 해결하거나 술을 마시려는 수요가 편의점으로 몰린 것이다. CU관계자는 "강화된 방역 수칙에 따라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구매 패턴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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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 일반인 배달 플랫폼 '우리동네딜리버리'. [사진 제공 = GS리테일]
실제 GS25에 따르면 2.5단계로 격상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 주류 매출은 전월 동기간 대비 3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24 서울 매장에서는 와인(225.4%)과 양주(175.2%)가 불티나게 팔렸다. CU에서도 심야 시간대(오후 10시~2시) 조각 치킨 등 즉석조리식품 매출이 37.2% 올랐다. 조리면(36.9%)과 냉동만두(26.9%) 등 안주류도 판매가 크게 늘었다. 편의점 배달서비스도 한 몫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외출 자체를 꺼리는 소비자들은 배달서비스를 통해 편의점을 이용했다. GS25와 CU는 거리두기로 배달서비스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지난달부터 심야 시간대 배달 매장을 각각 2000여 개, 100여 개로 확대한 바 있다. GS25는 자체 일반인 배달 플랫폼 '우리동네딜리버리'도 론칭했다.

이 결과 CU에서는 지난달 17~28일 배달 이용 건수가 전월 동기간대비 76.4%나 증가했다. 특히 과자와 음료 등이 주를 이뤘던 배달 매출 상위 품목은 가정간편식(HMR)과 안주류 등으로 옮겨갔다. GS25에서도 지난달 배달 주문건수가 전월대비 87.8% 증가했다.

GS25 관계자는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가 급격히 재확산 하며 전월대비 배달 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재택근무와 외식자제로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고객들이 늘어남에 따라 배달서비스 주문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편의점이 오프라인 대표 소비 채널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산업자원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 중 편의점이 차지한 비중은 30.9%로 백화점(27.6%)를 제치고 대형마트(33.9%)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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