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긴급재난지원금 영향으로 올 2분기 카드 사용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 사용액은 지난 4월만 하더라도 5.6% 감소했으나 재난지원금 소비가 본격화한 6월에는 전년 동기보다 11% 급증했다. 재난지원금 효과가 없는 법인카드 사용액은 6.9% 급감했다.

2분기 카드 승인액 3.9% 증가

음식배달·車구매 급증…6월 카드사용 11%↑
2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분기 신용·체크카드 승인액은 222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17조원) 늘었다. 월별 카드 승인액 증가율은 올 4월에 -5.6%로 나타났으며 5월과 6월에는 각각 6.8%와 11.0% 증가했다.

카드 승인액이 최근 들어 늘어난 이유는 재난지원금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12조원 가량의 재난지원금이 지급되기 시작한 5월부터 카드 승인액이 증가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재난지원금 소비가 본격적으로 이뤄진 6월에는 카드 승인액 증가폭이 더욱 커졌다.

재난지원금이 10조원 넘게 풀렸지만 예년만큼의 소비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카드 승인액 증가폭이 지난해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서다. 전체 카드 승인액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3.9%에서 올해 2.5%로 줄어들었다. 2분기 기준으로도 지난해 5.9%에서 3.9%로 감소했다. 재난지원금의 주요 활용 창구였던 개인카드 승인액만 놓고 보더라도 지난해 2분기(7.2%)에 못 미친 6.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재난지원금 유효 기간이 끝나는 8월 이후부터는 전체 카드 승인액이 다시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재난지원금이 투입되지 않아 실제 경기를 반영하는 법인카드 사용액 증가율은 반대로 급감했다. 법인카드 사용액은 올 2분기 6.9% 감소했다. 지난해 증가율(0.7%)에 크게 못 미친 수치다.

음식 배달·자동차에 소비 집중

업종별로 보면 온라인 쇼핑과 자동차 구매가 전체 카드 사용액 증가를 주도했다. 온라인 쇼핑 카드 승인액은 4월과 5월을 합해 24조777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4% 증가했다. 온라인 음식 배달 관련 소비 확대가 두드러졌다. 온라인 식자재 배달은 같은 기간 2조9933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39.5% 증가했다. 온라인 음식 배달은 2019년 1조4340억원에서 80.1% 급증한 2조584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의료와 복지서비스를 포함한 사회복지업도 2.9%(약 3000억원) 늘었다.

전년 대비 자동차 구매 카드 승인액 증가폭은 지난 4월 11.6%에서 6월 44.9%로 커졌다. 정부가 3월부터 6월까지 개별소비세율을 출고 가격의 5%에서 1.5%로 최대 100만원까지 인하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나머지 업종에서는 소비 감소세가 뚜렷했다. 항공 등 운수업의 2분기 카드 승인액은 64.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모든 업종 가운데 감소폭이 가장 컸다. 숙박·음식점업(-6.8%) 교육서비스업(-8.1%) 여행업이 포함된 사업지원서비스업(-43.2%) 등 영세 자영업자가 많은 업종에서 큰 폭으로 카드 승인액이 줄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