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오리고기 가격이 득달같이 오르고 있다.

조류독감에 오리값 '화들짝'
1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리고기 산지 가격은 ㎏당 1694원으로 고병원성 AI 확산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달 26일(1406원) 이후 보름여 만에 20.5% 올랐다. 도매시장 가격도 계속 올라 이날 ㎏당 3267원을 기록했다. 도매 가격이 ㎏당 3000원을 넘은 것은 지난 9월 10일(3008원)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년 같은 기간(2312원)보다도 41.3% 높은 수준이다.

오리고기 도매 가격은 장마로 인한 농가 침수 피해가 컸던 7월 가격이 크게 올라 연중 최고치인 ㎏당 3469원을 기록했다. 장마가 진정되면서 9월 중순부터 가격이 내려가 고병원성 AI 사태 직전까지 3개월간 오리고기 평균 도매 가격은 ㎏당 3000원 밑(2749원)을 유지했다.

오리 도매가 상승 원인은 농가의 예방적 살처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지난달부터 이달 14일까지 오리 88만 마리를 살처분했다고 밝혔다. 전체 사육 마릿수의 1.3% 수준이다.

오리 가공업계 관계자는 “오리는 외식업체에서의 소비가 많은 품목이어서 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바닥이면 가격이 내려가는 게 맞는데 고병원성 AI 여파로 오히려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12월호 축산관측동향 자료에서 “내년 2월에는 오리 도축 마릿수가 평년 대비 31.2% 줄어든 472만7000마리를 기록할 것”이라며 “오리 산지 가격이 전년과 비슷하거나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