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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만에…수입맥주 시장 1위 오른 미국맥주

심희진 기자
입력 : 
2020-08-05 17:11:18
수정 : 
2020-08-05 20:3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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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팬` 탓 日맥주 매출 급감
코로나로 중국맥주도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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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 맥주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최근 9년간 부동의 선두였던 일본 맥주는 2019년 2위에 이어 올해 9위까지 주저앉았고, 지난해 일본 맥주 대신 1위 자리를 꿰찼던 중국 맥주는 4위로 밀려났다.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일시적 캠페인이 아닌 하나의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은 데다 '중국은 코로나19 진원지'라는 인식으로 전통 강자였던 두 국가의 맥주 브랜드들이 인기를 잃었다는 분석이다. 이에 미국 맥주가 13년 만에 1위로 올라섰다. 5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맥주 수입액은 약 1억1204만달러로 집계됐다.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미국 맥주로 2005만달러(18%)가량 유입됐다. 미국 맥주가 1위에 오른 건 2007년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선 그동안 두꺼운 고객층을 확보해온 일본 맥주가 불매운동으로 타격을 입으면서 미국 맥주가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1위를 놓친 적 없는 일본 맥주는 올해 들어 9위로 밀려났다. 이번 상반기 일본 맥주 수입액은 272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92% 줄었다. 지난해 7월 시작된 '노 재팬(No Japan)' 운동이 일상을 파고들면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급감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일본 맥주의 부진은 소매 채널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일본 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수입 맥주 매출이 40% 증가했다는 점과 대조적이다.

또 다른 인기 브랜드인 중국 맥주가 전염성 바이러스라는 변수를 맞은 것도 판도 변화로 이어졌다. 2016년부터 줄곧 2위를 지켜온 중국 맥주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선두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올 상반기 수입액 1356만달러를 기록하며 4위로 밀려났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33% 줄어든 수치다. 코로나19가 중국 우한 지역에서 시작됐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유발하면서 제품 수요가 줄었다는 분석이다.

오비맥주의 모회사인 AB인베브가 버드와이저 캔 제품을 미국에서 들여오기 시작한 것도 수입액 순위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017년까지만 해도 오비맥주는 버드와이저, 호가든 등 일부 해외 맥주를 광주공장에서 위탁생산했다. 제품의 신선도를 높이고 물류비를 절감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종가세 부담을 덜기 위해 이듬해 버드와이저 캔 물량을 미국 생산분으로 상당 부분 대체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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